미·중 무역협상 타결… 55% 관세, 뷰티서플라이 업계엔 기회인가 위기인가

미국과 중국은 제네바 1차 협상에 이어 영국에서 2차 협상을 가졌고, 이틀간의 마라톤식 협상 끝에 합의를 위한 기본 틀(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은 이제 양국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일부 항목에 10% 전후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관세는 55%, 희토류와 같은 희귀 광물은 향후 6개월간 미국에 우선 판매한다는 내용이다. 55% 관세가 뷰티서플라이 산업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관세 내용 분석 및 영향 전망

연구 기능을 상실한 코스모비즈지만, 제한된 조건에서 구한 자료를 통해 합의안을 분석하고 경제적 파급력, 그리고 업계가 생각해 볼 것들을 정리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공개된 협상 내용은 세 자릿수 관세처럼 극단적인 상황에서 벗어난 것은 반길 일이지만 소비 의지를 저하시킬 반갑지 않은 수치의 관세로 보이고, 이 정도의 관세라면 뷰티서플라이 산업에도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55% 일괄 관세 도입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기 전에는 휴먼헤어 제품은 무관세 품목(Human Hair Wig, HS Code 6703.00번)이었다. 나머지 잡화류, 미용 전자제품, 기능성 화장품도 무관세 혜택을 누렸다. 그런데 합의안이 최종 서명되면 전체 품목에 55%의 관세가 적용되는 것이다.

55%라는 관세는 기본 관세 10%와 펜타닐 대응 관세 20%, 그리고 무역법 301조에 의한 추가 관세 25%를 합친 수치다. 그중 펜타닐 대응 관세 20%는 중국이 펜타닐 제조와 수출을 만족할 만큼 통제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돈을 들여 방어해야 하는 부담금이라 말하는 세금이다. 문제는 “만족할 만큼”이라는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중국 내부의 펜타닐 생산과 취급 전반을 조사, 확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미·중 관계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에는 사라지지 않을 장기적 관세라는 점이다.

또한, 무역법 301조에 의한 추가 관세는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이 심각할 경우 발동되는 보복성 관세로, 구조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장기 지속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55%의 관세는 그나마 다행이라 평가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55% 관세가 실시되면,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와 유통업체 모두 당장의 비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며 소비가 지연되고, 고가 상품은 큰 타격을 받지 않겠지만, 중저가 상품 시장이 상당히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시장과 인플레이션 전망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현실화되면서 경기 둔화는 불을 보듯 뻔한 현상이라 우려된다. 중국이 아닌 제3국으로 거래를 바꾸어 지금의 가격을 유지한다 해도, 사회 전반이 체감하게 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소비 의지를 꺾을 수 있어 부작용을 피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반대로,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4% 상승했으나 소비자 기대 인덱스는 조금씩 개선 중이라서 1년, 3년, 5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소폭 하락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업계 반응과 전망

뷰티 산업 내에서도 분석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의견도 반반으로 나뉜다. “언제 흑인 경제가 좋았던 적이 있었나? 흑인 소비자는 경제 상황 변화에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고, 이게 아니면 저것을 선택하는 유동성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위기적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 보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관세 55%는 휴먼헤어 제품에 깊은 상처를 남길 위험부담이 크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관세 위협이 극심한 상황에서도 전국의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은 지난 4월과 5월 매상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관세가 문제라더니 그거 다 헤어회사들이 관세 이전에 사다 놓은 제품에 관세를 핑계로 가격만 올려 사재기를 조장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소매점도 있다. 이 같은 근거 없는 의심은 향후 관세로 인한 시장 환경 변화를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게 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월과 5월, 그리고 6월 중순인 지금까지 매상이 눈에 띄게 회복되고 유지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흑인 소비자들의 안정적인 실업률과 우편물 면세 혜택(디 미니미스 법)이 폐지되어 온라인 직거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소매점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지금 같은 긍정적 변화를 유지,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온라인 업체 구조조정 국면

본지가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지만, 뷰티 산업 단체들이 하나로 뭉쳐 우편물에 대한 무관세를 폐지시킨 덕에 온라인에서 직거래로 판매되던 휴먼헤어 제품의 판매는 급속도로 줄었다. 직거래에 의존해 장사를 해 오던 미용사들도 큰 폭으로 늘어난 가격으로 주문을 못 하고 있는 입장이고, 관세가 포함된 높은 가격으로라도 휴먼헤어를 주문하려는 소비자들도 배달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주문을 망설이거나 포기하는 분위기다.

뷰티서플라이로 소비자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번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Shein이나 Temu와 같은 저가 온라인 플랫폼은 우편물에 대한 무관세 폐지 이후 무려 85% 이상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보다는 자율적인 Amazon 역시 높은 수수료 부담으로 공장의 이윤이 거의 없던 차에 관세 폭탄을 맞으면서 거래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헤어 사업을 포기하거나 뷰티서플라이로 되돌아가는 소비자를 그냥 놓아줄 리 없다. 그들도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으려는 마음은 우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눈에 띄는 이들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 * 완제품을 제3국으로 보내 원산지를 세탁한 후 관세를 피하려는 방식
  • * 방글라데시,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이미 공장을 설립해 생산 확대
  • * 미국 현지 물류창고 확보를 통해 빠른 배송 및 무료배송 전략 확대
  • * 페루, 멕시코 등 제3국 경유 방식으로 중국산 제품의 직접 수입 회피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존 한인 헤어 회사들이 위협받고 있으며, 물류창고 기반이 튼튼한 업체일수록 배송비까지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며 이익 구조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이외로 눈을 돌려야

미중 무역전쟁은 단기간에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남중국해를 얻지 못하면 패권국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는 국운을 건 대양 확보 싸움이다. 달러 패권에서 위안화 패권으로 전환하려는 중국의 의지도 강하기 때문에 양국은 쉽게 물러설 수 없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중국 이외 국가에서 새로운 공장과 거래처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개성공단이 다시 열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정동영 의원이 통일부 장관으로 복귀하게 된다면 개성공단의 재가동도 현실화될 수 있다.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인도네시아 등으로 나가 있는 한국 공장과 미국 뷰티 산업 자본이 힘을 합쳐 ‘평화가발’을 생산할 수 있고, 뷰티 산업의 주요 품목 대부분을 국내 생산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개성공단 재가동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의 거래처는 제3국에서 찾아야 한다.

제품군

대체 생산지

내용

휴먼헤어 가발

베트남, 미얀마, 인도

인건비 저렴, 인모 공급 가능

씬테틱 헤어

방글라데시, 이집트, 캄보디아

플라스틱·섬유 가공 기반, 부자재 수입 조립 유리

미용잡화

인도, 터키, 파키스탄

금형·금속 부품 가공 용이, 저가 가능

미용 전자기기

멕시코, 베트남, 태국

미국 인접, 전자 조립 경험 풍부

액세서리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핸드메이드 강세, 유럽시장 수출 경험

흑인 대상 의류

방글라데시, 베트남, 터키

대량 생산 가능, 단순 원단 가공 유리

 

자체 브랜드로 가격 경쟁력 강화해야

미국의 달러 스토어들이 파산 위기에 처한 반면, 한국의 다이소는 고속 성장 중이다. 그 차이는 명확하다. 다이소는 판매 제품의 약 70%가 자체 브랜드 제품이다. 이로 인해 바잉파워가 강력해지고, 제품 기획과 생산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뷰티서플라이 업계 역시 이런 힘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아직 이 무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소매점들이 힘을 합쳐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바잉파워를 확보하면 가격 경쟁력은 급상승할 수 있다. 게다가 1세대에서 2세대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시기여서 젊고 유연한 경영 마인드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몇몇 소매점이 힘을 모아 Wigstensions(가발 관리 제품류)라는 이름으로 소매점 공유 자체 브랜드를 출시했다. 레이스 글루 2종의 경우, 소매점이 늘 찾아오는 미용사들의 의견을 모아 개발한 제품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제품은 현재 필라델피아에 소재한 쏠 엔터프라이즈(Soles Enterprise, 전화: 215-375-7315)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윅스텐션(Wigstensions)은 소매점 자체 브랜드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브랜드라는 사실 때문인지 전국 각지에서 소매점이 주문해 주고 있어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렇게 성공 사례가 만들어지면, 더 많은 소매점이 삼삼오오 크고 작은 규모로 모여 Second Nature(헤어케어 제품류), EON Natural(헤어 익스텐션), Ginto(미용 전자기기) 등 더 많은 자체 브랜드가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관심 있는 소매점은 코스모비즈(301-338-0126)로 문의하면 참여할 수 있다.

 

공동구매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대

자체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별도의 자금 없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각 지역별로 공동구매 그룹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식이다. 공동구매 아이템 선정이나 흥정이 어렵지도 않다. 이미 여러 단체가 공동구매를 실시하고 있으므로, 원하는 제품을 공동구매하고 있는 단체와 협업하면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 호스트한 단체도 주문량을 늘릴 수 있게 되어 바잉파워를 키울 수 있으므로, 소규모 바잉 그룹을 환영할 것이 분명하다.

 

디스플레이 전략과 협업의 힘

미래총연합 손영표 총회장은 작은 매장에서 더 많은 제품을 전시할 수 있는 진열법을 개발해 이미 큰 성공을 거두었다. 지역 협회를 통해 이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으며, 노스캐롤라이나에 이어 지난주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협회 초청으로 설명회를 열었고 많은 소매점들이 참여 의지를 보였다고 전해졌다.

매장을 키우지 않고도 제품을 20~30% 더 진열할 수 있다면, 임대료 부담을 줄이면서 제품의 선택 폭을 늘리는 효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다양한 변화와 협력이 하나로 모여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어 다이소처럼 일하고 싶은 매장, 돈 버는 대리점,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가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위기를 위기로 보지 못한다면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예상 외의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이번 관세 합의는 뷰티서플라이 업계에 있어 단지 위협이 아니라, 기회의 창구가 될 수 있다. 공장과 소비자 간 직구와 중국 직배송에 흔들리지 말고, 공동구매, 자체 브랜드 운영, 디스플레이 개선, 고객 응대 등 오프라인 매장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강화할 때다. 지금이야말로, 업계가 다시 소비자 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절호의 순간이다. [코스모비즈]